〈예정 경로〉

빨간 점선하고 파란 점선이 셋이서 걸은 길. 그리고, 파란 선이 내가 도망가려고 하는 경로다.


들키는 것은, 늦으면 늦을수록 유리하다.
비교적 사람들이 없어서, 신발 소리가 귀에 거슬린다.
그래도 하이힐 신은 것도 아니고 괜찮겠지.

슈퍼 하이 울트라의 스피드로 스타트!

아~, 지쳤다.

이제, 됐을까?

뒤를 돌아본다.


오 마이 갓!!!



아직 거리는 있지만, 남자가 쫓아오고 있다!!!!!!!!!!

피~인치!!!!!!!

도망간다!

도망간다!!

도망간다!!!

쫓기면서도 여유가 있는 로드 러너는 위대하구나~라고 생각할 여유는 물론 없고, 그저 달린다!

달린다!

달린다!

어떻게 큰길까지는 나와서, 좌우를 슬쩍.

도망갈 때는 좁은 길보다는, 사람들이 많은 큰길을 선택하는 게 상식.

지친 몸을 채찍질하며, 더더욱 스피드 업!

결국, 몇 백미터는 달렸을 거다. 숨도 거칠다. 심장도 터지기 일보직전.

흘끔 뒤를 돌아봤지만, 남자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거기에, 택시 등장!










드라마의 주인공 기분으로「택시!」



올라탄다.

「카오산!! 엄청 빨리빨리!!!」


아무렇지 않게, 일본어로 말하고 있고.

말하고 남과 동시에, 뒷자리에서 움추러드는 나.


택시 타는 거 봤을까?

「빨리!!!」라고 말하고 싶지만, 말을 모른다. 헉헉 대느라 목소리도 안나온다.




아아악!


내가 뛰어온 방향으로 돌아가는 택시.

거기다...


시시시



신호대기!


이러다간, 쫓아온 남자한테 들킬지도 모른다!



몸을 숨겨야해!

그러나, 운전수에게 의심어린 눈초리로 보여질 위험이..
말만 통하면, 뭐라도 말할텐데...

오!
주머니에 들어있던 동전들을 바닥에 흘려본다. 그것도 아주 요란하게.

「어라~~~!! 뭐야~~~!!!」

너무 빤한 연극. 과장되게 큰소리도 내고, 떨어진 동전을 줍는 척하며 몸을 숙여 본다. 최대한 밑으로..

밀항하는 중국인의 심정을 알 것 같다.

심장 두근두근, 벌렁벌렁.

창문이라도 두들기는 건 아닐까?...불안, 불안, 불안.

그러나, 다행히도 택시는 달리기 시작한다.

살았다T-T?


..........


허억!


또 신호 걸렸다!





계속 찾는 척.

「어? 안보이네?」일본어로 말하면서.



응?


잠깐 기다려봐.


어이, 어이, 어이!



NO! NO! NO!





Not This Way!









거기다









밀린다!



아,, 이제 끝났다... 여자가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고, 패거리가 다 나와서 찾고 있을지도 모르고...

죽었다.

아직 동전 찾는 척하면서 버티고는 있지만, 슬슬 운전수도 이상했는지 자꾸 뒤를 돌아본다.

지금 혹시라도 누가 콩콩하고 창문을 두드린다면, 운전사는 나를 가르키겠지.

아아, 길이 안 뚫린다.

어떻게 되는 걸까?

무에타이 챔피온한테 엄청 두들겨맞고, 내일, 챠오프라야 강에 떠오르는 걸까...?

아픈 건 싫은데...

아아, 일본에 돌아가고 싶어어엉...
















아...


















차가 움직였다...
















방향도 바뀌어, 속도를 내며 점점 앞으로...



















살았다?
























살아난 거야T-T?





















살아났어T^T





게스트 하우스 도착.

방으로 뛰어들어간다.

마야마군~!!!

으아앙!

산거야T^T

이럴 땐, 누군가가 옆에 있다는 것 만으로도 기쁘다(T△T)






어쨌든, 이렇게 해서 희노애락, 그리고 공포로 가득했던 길고 긴 하루가 막을 내리는 것이였다...


교훈:네이티브나 쓸 것 같은 일본어 표현을 알고 있으면서, 일본에 가본 적 없다고 말하는 여자는 조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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