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타스틱한 쇼도 끝나고, 밖으로 나와보니... 첫날을 생각나게 하는 폭우.
한치 앞도 보이지 않을 만큼 거센 빗줄기. 본네트 위에선 꽝꽝 소리가 날 정도다.
어쨌든, 여러 의미로 만족감에 차있었기 때문에, 선물 사는 것은 포기하고 그냥 돌아갈 생각에 줄지어 서있는 택시 쪽으로.


「카오산까지」

「200바츠」

「엉?」5-60바츠면 가는 거린데?
이건 일본인이여서가 아닌, 심야인데다가 비까지 오고 있다는, 택시 기사들이 바가지 씌우기 딱 좋은 상황이여서 일 뿐.

「아, 네...」30m 앞의 큰 길까지 냅따 뛴다. 물론 우산은 없다. 떨어지는 빗방울이 아프다, 아프다.
길 가의 가게 앞, 비를 피하며 지나가는 택시를 기다린다.
거기에 몇 명의 운전수들이 말을 건다.
「택시?」

「이렇게 비가 오는데, 당연하죠」
엄청 젖을 거다.

「하긴, 그렇지?」 운전수도 웃는다.

「섹스 쇼, 보고 온거야?」

「네」

「저긴 아줌마들 밖에 없는데... 별로였지?」


「아니요, 생각보다 재밌었는데... 더 좋은 곳도 있어요?」


「!! 물론이지. 저기는 좀 작은데고. 얼마나 냈어?」


「600바츠」

「그렇게 많이---!! 너, 당했구나. 훨씬 좋은 데도 200바츠면 볼 수 있어!」

「진짜로?」


「허허허허. 바가지 당한 거야」


「하..하..하...Σ(゚д゚lll) ...그래도 재밌었으니까 괜찮아요.. 근데, 이 비 언제 쯤 그칠 거라고 생각해요?」

「흠.. 30분 후?」


오호, 의외로 빨리 그치네.
「저기, 팟퐁은 여기서 가까워요?」

「가까워. 이 길로 쭉 걸어서 10분 정도. 택시 타고 가. 50바츠에 해줄께」

(어이, 여기까지 와서 또 바가지?)
「아, 아니에요. 됐습니다」 30분 기다렸다가 그냥 걸어가야지. というわけで、30分待って歩こうかな、という気になってきた。

우기라고 해도 일본의 장마처럼 매일 주룩주룩 오는 것도 아니고,
집중적으로 쏴하고 내렸다가, 몇시간 뒤에 싹 개이기 때문에 대충 견딜 만하다.
15분 정도 내렸을까? 점점 빗발도 약해졌고, 그럭저럭 걸어가도 될 것 같다. 시간은 벌써 12시 반.
아아아, 내일은 6시에 일어나야 되는데... 그치만, 여행에서 수면부족이란, 어쩜 당연한 일일지도. 팟퐁 시장까지 가보기로 한다.

그리고, 도착.
우와. 굉장한 열기다.
거리 전체가 전부 가게로, 비를 피할 수 있도록 비닐 지붕까지 만들어져 있는 것이, 본격적인 상점가의 이미지.
한 번 둘러봤지만, 서양인의 관광객이 많다.
아쉬운 것은, 이렇게 가게가 많은데 아까 갔던 야시장과 파는 물건들이 거의 비슷하다는 것.
그리고 외국인에게 바가지 씌우려는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는 것. 3-4배 정도 비싸게 부르고 있다.
남을 속여서 까지 돈을 벌려고 하는 정신 상태가 맘에 들지 않는다.

걸으면서 대충 봤을 뿐이지만, 댄스 음악이 흐르는 카운터 바같은 가게들이 많다.
들여다보니, 상반신이 누드인 채로 누나들이 춤추고 있다... 뭐랄까, 스트립 바에 가깝다고 해야하나?
어쨌든 그런 가게들이 많다. 물론 안이 보이지 않는 가게들도 있지만, 아마 비슷한 가게겠지.
좀 전에 600바츠나 내고 갔던 쇼의 건물과는 분위기도 형태도 조금 다른 게, 건전한 바 같다는 느낌이다.
다만, 삐끼들이 너무 집요하다. 일본인이라면 가차없이 셔츠, 심지어 팔까지 끌어당겨버리는...


「헬로~, 미스터. 온리 100바츠」

「노 땡큐」

거절해도 거절해도, 계속해서 말을 걸어온다.

「안녕하세요! 어서 오십시오! 90바츠! 우선은 보기만 하는 것도 OK에요!」

에에. 꽤 유창한 일본어다. 발음도 괜찮고.
그 목소리의 주인공은, 30세 정도의 여성. 언뜻 보기에도 유흥업소의 여성이다. 그녀의 손에는 가격표.
슬쩍 봐 보면, 거기에는 여러 가지로 자세하게 일본어가 씌여져 있는 게 아닌가.
뭔가 딱딱한 말들이 적혀 있어서, 나도 모르게 읽어버렸다.
「여기 팟퐁에서는, 일본인 관광객을 상대로 부당한 요금을 청구하는 사건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저희 ○○는, 부당 요금을 청구하는 일은 전혀 없으므로, 안심하시고 찾아 주십시오」


하하. 필사적이다...

뭐, 재미있을 것 같고, 그렇게 까지 말한다면 한 번 가볼까?
하는 마음에
새벽 1시, 의심스런 바에 들어가본다.

손님 끌기에 성공한 기쁨에서인지, 내 손을 끌어당겨 가게 안으로 이끈다.
들어가면 바로 눈 앞에 계단. 그 위에는 아까 갔던 곳보다 몇 배나 멋진 스테이지가..
빙 둘러선 소파와 테이블. 크기는 그다지 차이가 없을지도, 아니, 오히려 여기가 더 좁을지도.
다만, 어설프지만 DJ부스도 있고, 학예회 레벨은 넘어선 조명으로 인해, 전체적으로 약간 고급스러운 분위기다.
여성 수도 압도적으로 이 쪽이 더 많고, 젊다.

그 아저씨의 말은 사실이였군.

그런데, 손님이 3명 밖에 없는 건 왜?
전원 백인. 아저씨 2명, 할아버지 1명.
각각 여자를 옆에 앉히고, 술 시중을 받으며 맥주를 마시고 있다.
핑크색으로 요염하게 빛나는 스테이지 위에서는 4,5명의 여성이 속옷 차림으로 춤추고 있었다.
참고로, 카운터나 소파에 앉아있는 여성들은 모두 달랑 팬티만..
보통은 무대 위가 누드고, 접객 쪽이 속옷이지 않나...? 뭐, 상관없지만.

심야 1시여서인가? 빈자리가 너무 많다.
제일 가까운 자리에 앉아본다.

줄줄이 줄줄이.

녹은 아이스크림에 개미들이 꼬이듯이 여자들이 다가오더니, 30초도 안되서 나를 완전히 포위해버렸다.
아까 달걀을 낳거나 불을 먹거나 했던 아줌마들 보다, 10살 이상은 젊어 보인다.
음..

우선은 무대로 눈길을 돌린다.

.
.
.
.
.
.
.
어?... 바나나 날리기 하고 있네...?

타이의 전통 예술이기라도 한건가?
그치만, 감히 말하고 싶다.


전혀 엉터리다.

기세,거리, 발사 각도, 몸의 움직임등 모든 게 엉터리다.
게다가 어중간하게 귀여운 애여서 더더욱 보고 있기가 괴롭다. 아아,, 춥다.
큰소리 내는 게 웃기다고 생각하고 있는 사람 만큼 썰렁하다.
바보스런 여행기를 독자 도메인까지 따가며 올리고 있는 녀석 만큼 썰렁하다.
어쨌든, 저런 류의 쇼는 역시 요괴 인간 베라 누나가 적격이라고 다시 한 번 통감하는 순간이였다.

다음에, 화살쏘기. 이것도 마찬가지로 춥다. 다만, 여기의 젊은 애는 실패의 연속.
백발백중의 달인적인 기술을 보여주고 싶다. 너희들, 600바츠 내고, 저 가게에 가봐!


우아아아아아시시해~.

이런 가게들을 순회하고 있는 나도 나지만, 정말 지루하다.
옆을 돌아보면 어느새 여성 수가 5명으로 늘어나 있다..
문 닫기 직전, 다른 손님들은(편의상, 폴, 마이클, 존이라고 하자) 이런 모습이다.
폴은 여자 셋을 상대로, 무언가를 웃으며 얘기하고 있다.
마이클은 1:1로 러브러브 모드. 바지 위로 그녀의 손이... 어이!
존은 무릎 위에 한 명을 앉히고, 그녀의 엉덩이를 만지는 데 정신이 없다.
과연.
다들 낄 틈이 없는 분위기다. 폐점은 2시. 앞으로 몇 십분.
이런 이유로, 갈 곳이 없는 한가한 여인들이, 불쑥 들어온 지저분한 일본인에게 까지 모여들게 된 것이군.
한가지 미안한 것은, 딱히 마음에 드는 애가 없었다는 것이다.
확실히 제각각 귀엽고, 스타일도 좋고 했지만, 뭔가가 부족하다.
단, 그 때의 나는, 보통은 있을 수 없는, 반라의 젊은 여인들에게 둘러싸인 할렘 상태.
이 펠로몬 향수를 뿌리면 이렇게 됩니다!라는 잡지 광고에 실린 사진과도 같은 모습.
그런 꿈이 실현됐으니, 조금은 흥분해도 좋은데,하는 생각이였지만, 역시 전혀 아니였다.

아아, 따분해. 여기가 수준은 좀 높을지 몰라도, 나를 뜨겁게 할 만한 그 무언가가 없다.

아-아-아-, 그냥 이대로 끝나는 거?하는 생각은, 다음의 한마디를 계기로 싹 사라졌다.
한 여자애가
「이름이 뭐?」「몇살?」「일본에서의 직업은?」등등 질문을 날려왔다.
전부 솔직하게 대답했더니
「그럼, 일본어 가르쳐줘」란다.
타이어는 전혀 모르지만
「그거 괜찮다~. 어차피 한가하니까, 일본인 손님이 왔을 때, 쓸수 있는 말 가르쳐 달래자~」
같은, 그런 말들을 하고 있는 듯 햇다.

「정말?」

「응. 정말」


그렇담, 수업을 해볼까?
사람이란 뭐든 자신만의 분야를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 방면으로 가면 농담이 통하지 않게 된다든가, 필사적이 된다고 할까?... 즉, 진지해 진다.
나는, 어학에 관한 화제라면, 앞뒤 가리지 않는 성격의 소유자.

교재도 없고, 그냥 영어로 설명하면서 해보자.
2차대전 중 아시아 각지에서 일본어 교육을 시작했을 때의 상황에 관해서
『일본어 교육사』에서 배웠는데, 어쩌면 이런 느낌이였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모든 게 처음이여서, 교재도 부족하고, 적당한 방법을 모름에도 불구하고 의지할 만한 것도 없다는 뜻이다. 혹시나 해서.

우선은 인사겠지. 밤에 시작되는 일이고 「콤방와」부터다.
진짜 수업처럼 따라하게 한다.

「콤방와」자, 따라해보세요.

(5명이 한 목소리로)
「콤방와」

「하지메마시떼」

「하지메마시떼」

「오나마에와?」

「오나마에와?」


그 중 몇 명이 메모까지 하기시작하고, 생각외로 진지하게 듣는 모습.
그럼 이 쪽도 열이 오르잖아..
몇 번 전원, 개인으로 반복 연습시킨 뒤 정말 외워졌는지 확인 작업.
외워졌으면 다른 단어 도입, 익숙해지는 연습, 확인... 지루한 과정이 계속된다.

「여기, 맥주 한 병 추가요. 응? 목마르다고?
그럼, 이쪽에도 뭔가 마실 것 좀 주시고요. 응? 콜라? 그걸로 하든지」
하긴 목도 마르겠지.

이 레벨의 학습자에겐 자유로운 발언이 꽤 곤란하다. 발언을 못하면 자동으로 흥미도 못느낀다.
그래서 지겨워하지 않게 철저한 피에로 역할로 웃긴 얘기도 섞어가며, 나름대로 정성을 다했다.
이제, 눈 앞에 펼쳐진 크고 작은 10개의 가슴들은, 발언할 때마다
출렁출렁거리기는 하지만,그것은 편의점의 호빵.
무대위에서 전라의 미녀가 요염하게
허리를 흔들어대든 말든, 이 때의 나에게는 길에 굴러다니는 빈병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30분 경과. 슬슬 문 닫을 시간이 다가왔으므로 수업 종료.
결국, 5명 중 3명이 끝까지 남아 수업을 듣고 있었다. 눈을 반짝여가며.

아~, 좋은 학생들이였다.

만족. 만족감.

아~, 좋은 일 했다!!

자! 그럼 돌아갈까!











「470바츠입니다~앙」





「...............」

응...

그런가. 내가 내는거였다.
왠지...

그래도 즐거웠으니까, 뭐...



어쨌든 말인데요, 진정한 엔터테이먼트를 몸으로 느끼고 싶은 분들은, 600바츠를 손에 쥐고 택시를 타 주세요.
그 택시에 행운의 여신이 함께하고 있다면, 최고의 쇼를 볼 수 있습니다.


응! 오늘은, 마음껏 밤의 문화를 즐겼다! 내일은 낮의 문화, 드디어 메인 이벤트인 코끼리다.
투어에 참가하기 때문에, 아침
6시 기상이다. 6시라니, 몇 년만인가.
빨리 자지 않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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