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편】눈물의 바나나 -후편-

노파에게서는 약간 시큼한 냄새가 났어.
내 몰골도 심했겠지만, 노파에 비교하면 일반인에 가까웠을 거야.

지나가는 사람들이 피하는 이유를 잘 알 것 같더군.
수십 센티지만, 걷는 위치가 우리한테서 멀어.
마음의 거리가.



노파는 마치 이제야 발견했다는 듯이 나를 흘낏 보았어.
움푹 패인 눈과, 많은 수의 주름이 그녀의 역사를 이야기하고 있었어.
여름인데 긴 소매의 셔츠. 원래는 무슨 색이었는지조차 알 수 없었지만,
그런 것에도 흥미가 없었어.


그녀는 다시 자신만의 세계로 돌아가 자신만의 작업을 하고 있었어.
나는 다른 세계에서, 그 행동을 들여다보고 있었지.

나는 바다와 모래 사이를 오가는 파도처럼, 이 노파와 통행인과의 세계를 오가고 있었을 거야.


갑자기 노파가 뭔가 말을 했어.

나는 그녀의 세계로 들어갔거든.

한국어 같은 건 진짜 몰라.

내한테 하는 말인지, 혼잣말인지조차 알 수 없어.


다시 눈이 마주쳤어. 나는 자연스럽게 웃음을 지었지.
그러나 그녀는 나의 웃는 얼굴을 한심한 듯이 보더니, 다시 땅으로 시선을 떨어뜨리더군.

그리고 다시 내게로 시선을 돌리며, 입을 열었어.

뭔가 묻는 것 같아.
내용은 모르겠지만, 분위기가 그랬어.

아...나.. 일본인...
한글...무리..
돈...아.... 없어요...
아...앗!! 지금 요행! 여핸? 여행?...응 여행!

나는 필사적이었어.
노파는 거기에도 관심을 나타내지 않는 몸짓으로 두세 번 고개를 저었어.
그리고 자신의 껍질 속에 묻히는 거야.


이번에는 자신의 세계에서 나오지 않았어.
하지만 말은 계속 하고 있었어.
꺼져들어갈 것처럼 가느다란 목소리로.
마치 바닥 위에 갓 태어난 아기가 있는 것 같았어.

나는 그것을 들을 수도 없고, 무시할 수도 없었어.

그저 항상 대립하고 있는 시간과 공간처럼, 나는 앉아 있었지.

만약에 영화의 한 장면이라 한다면, 스포트라이트는 어디를 비추고 있었을까.

노파인가? 나인가?
아니.. 우리들은 어둠에 있었어.

빛 끝.
그것은 아마도 노파의 시선의 끝.


이야기를 계속하는 그녀의 목소리는 마치 자신의 손자에게 추억을 이야기하는
것 같았어. 목소리는 낮고 쉰 듯한 소리였지만, 각이 없는 둥글둥글하고 부드러운 분위기.


사람과 사람이 언어 이외의 것으로 이어지는 순간.
서로 눈도 마주치지 않았고, 게다가 정신적으로 같은 공간을 공유하고 있었던 것도 아냐.





「ねえ、おばあちゃん、何の話してるの?」
아무 생각없이 말을 걸어버렸어. 게다가 일본어로.

의외로 노파는 이쪽을 보고, 웃었어.
앞니가 하나 없었지만, 좀 귀여웠어.

그리고, 스포트라이트는 나게 비쳤어.
노파의 얘기가 시작돼었던거야.

그녀가 나한테 이야기 하고있어.

무엇을 하고있는건가.

그녀는 때때로 웃거나 눈썹을 조금 움직이거나 때 투성이로 검어진 코끼리 등과 같은 얼굴은 변화를 보여.

그리고 가끔씩은 수줍은 것 같은 표정도 지어.

먼 곳을 보고있는 듯한 눈을 하고 있을 때가 많아서, 어쩌면 젊었을 때 얘기를 하고 있었는지도 몰라.

「내도 소시적엔 이런 생활이 아니었제. 결혼도 했어라. 수십년 전이지만서로...」

「그라도 아들내미 색시랑 자꾸 부딪혀쌍께...고런게 여러가지 있었어라」

그런 얘기였을까.
아인슈타인의 마지막 말처럼, 지금은 아무도 알 수 없는 영원한 수수께끼.

나는 알아듣지도 못하면서, 미소짓고 있지만 안간힘을 쓰며 비언어 행동의 커뮤니케이션.
괜찮아. 같은 인간이라서 마음은 통하지.


약10분후.
그녀의 이야기는 끝이났어.
노파의 표정에서 어떤 만족감을, 난 볼수있었어.


나는 이유없이 기뻐졌어.



스포트 라이트는 지워지고 다시 두 명은 어둠안의 다른 세계에 돌아왔어.





먼 근처에 있던 노파는 누덕누덕 기운 더러운 가방에 손을 넣어.
나는 은근슬쩍 곁눈질로 바라보고 있었어.
그녀는 투덜투덜 중얼거리면서 무엇인가를 찾고 있었어.
가방은 짊어지는 타입의 것으로 , 얇은 이불이 들어갈 정도 크기의 베낭.

노파는 일순간 득의에 찬 표정을 보이고, 가방에서 무엇인가를 꺼냈어.




응....






그건 누가 보아도...

































































바나나다.<--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