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야~! 그겁니까!!」

음...그것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1년 후의 발렌타인 데이....

거리는 핑크 빛으로 넘쳐나고 있는데...
하필이면, 그런 날 밤.
고독한 나는, 365일 한가한, 너무나도 소중한 친구와 패밀리 레스토랑에 있었다.



갑자기, 건너 편에 앉아있던 친구가 이렇게 말했다.


「우리, 스무살이나 됐는데..... 아직 해외 한 번 못가봤구나...」

동정을 고백 하고 있는 듯, 묘하게도 슬프게 들렸다.
왠지는 모르지만, 내 가슴을 깊이 파고드는 그의 말.

그 때, 불현 듯 떠오른 것이 있다. 뭔가 잊고 있었던 것을 생각해낸 듯한 느낌이였다.
그리고, 그에게 힘주어 말한다.

「그래! 세계를 보지않으면 안된다! 가자!!」



(탕!하고 테이블을 치며) 「그래! 가는거야!」



「근데, 어디 가지? 외국어도 못하고, 우린 돈도 없잖아」



「가까운 데는 싸지 않을까? 단기 알바라도 하면 괜찮을거고...」



「아시아구나... 그럼, 어차피 세계를 볼 바에야 큰 나라로 가자! 좋았어! 중국이다!」



「어어! 그거 괜찮은데? 중국은 나라도 크고,
한자 문화권이니까 말도 통할거야! OK!!!!!!!」



「좋았어! 중국이다!」



젊음의 혈기란 건 대단하다.
3주 후, 우리는 40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중화인민공화국에 발을 디뎠다.
나는 슬롯머신에서, 친구는 학원의 모의 테스트 첨삭 바이트로 여비를 마련했다.
참고로 그는 당시 고3이였던 히로스에 료코의 국어 테스트를 첨삭했던 것을 자랑으로 여기고 있다.
그 답안 용지의 냄새를 맡아보는 변태이기도 하지만...




=====13박 14일간의 자유 여행.....=====



(이 4장이 , 현재 남아있는 유일한 사진)

북경~남경~상해의 코스를 자신들의 힘만으로 이동한다.
우리는 「첫 해외 여행에서 이런 계획을 세우다니, 우리도 여간내기는 아니지?」하며 분위기에 취해 있었다...


우리는 가난했다. 항공권 구입(35만원)으로 여비의 대부분이 사라져버렸다.
물가가 싸다는 중국이였지만, 600원 짜리 볶음밥 조차 비싸게 느낄 만큼 궁상스런 여행을 할 수 밖에 없었다.
택시도 비싸고 버스는 얼만지 몰라서, 하루에 몇 km씩 걷기도 했다.
그런 무모함도 있었던 우리였지만, 결국은 노숙할 용기가 없어 싸구려 여인숙을 이용하기는 했다.


그러던 중, 남경의 어느 호텔.
여관이 아니라,호텔.


실은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우리.
이유는 너무 간단하다.
북경에서 남경까지 야간 열차로 14시간의 이동이였는데...
밤8시 승차. 8시 반 식당차 영업 끝남... 헉.
우린 몰랐던 죄밖에 없다. 배고프다...


밤 늦게까지 둘의 대화는 계속 이어지고... 3,4시 쯤에야 겨우 잠이 들었다.
도착이 오전 10시여서 9시 반까지 잘 생각이였지만......
.


아침 6시, 갑자기 울려퍼지는 태극권 음악!!!!!



게다가, 스피커가 바로 머리 위에 있었다.
전쟁이라도 터진 줄 알았다. 진짜로.

그리고, 남경에 도착했더니, 엄청난 비. 추위와 배고픔의 압박.

우선은 밥이다.
그러나, 대충 주문한 탓에 실패.
이상한 냄새가 나는 풀을 볶은 것이 나왔다. 참고 먹어야 하나?


이러한 중국의 음모로, 컨디션이 엉망이 된 우리...
그래서 분수에도 맞지 않는 호텔을 찾았던 것이다.
한밤 중에 방 구석에서 뭔가가 움직이는 소리가 나는 그런 곳이 아닌, 조금은 맘편히 쉴 수 있는.
지금도 명함이 여권에 끼워져 있다.
반점이지만 중국집이 아니다. 영어로는 HOTEL이다...
하루밤에 10000원 정도?



어쨌든, 그 호텔 프론트에 있던 여성이, 오늘 이야기의 주인공.
나이는 20대 중반 정도, 키가 크고, 모델처럼 날씬한 몸매.
촌스러운 호텔 유니폼이 너무나도 잘 어울렸다.
결코 미인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가는 눈썹에 순수해 보이는 얼굴.....



..........


순간적으로 나와 이 여성의 로맨스를 상상한 당신!




틀렸습니다.





사랑 타령 하고 있을 상황이 아니였습니다.





우리는...설사 중이였습니다.





둘이서 한창 화장실 쟁탈전을 벌이고 있었습니다.




그 때, 휴지가 다 떨어져 버린 겁니다.




나, 프론트에 갔어요.




그녀가 있지요?




그치만, 일류 호텔도 아니고, 영어가 통할 리 없습니다.
「toilet paper」 「tissue」같은 기본적인 단어 조차도 통하지 않는답니다.





한자로 해결될 때도 있지만, 2자 이상의 한자 숙어일 경우,
미묘하게 의미가 달라진다는 걸 알게 된터라, 차라리 그림으로 표현해 보기로 했습니다.





어쩐지, 바지에 쌀 것 같게 된 나.....




양사이드에서 가운데 쪽으로, 엉덩이 근육을 꽉 조여주면서














이런 그림을 그린거에요.





그녀가 미간을 찡그리며,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잠시 후 아주 기쁜 듯한 얼굴로 바뀝니다.




허허! 이제야 알아챘군! 나도 웃는 얼굴로 바뀝니다.





그녀는 「잠깐 기다려 주세요」? 비슷한 말을 하고는, 안쪽을 향해 달려간 거에요.




그리고, 1분 후 돌아왔습니다.





얼음도 녹일 정도의 따스한 미소를 지으며, 기쁜듯이 내 손에 쥐어줍니다.....

















































건전지를


























맞아 맞아, 이거였어.
뒤 닦을 땐 이거지. 플러스 극 쪽으로 집어 넣어보면 시원하고 기분도 좋은 게, 색다른 맛도 있고.

조금 욱신하지만.....





























...일리 없잖아!!!!!!!!!!!!!!








한순간, 엉덩이 근육의 긴장이 플리면서, 금방이라도 쌀 것 같은...

확실히 이 그림은 휴지로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내 실력 부족이라고 비난 당해도 싸지만, 적어도 100명 중 99명은 건전지라고 생각하지는 않을거다.
이 톱니 모양이 포인트였는데... 아이야~~





아무튼, 세계는 넓다고 실감했던 내 19세 때 얘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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